트럭타고 모얄레에서 이시올로까지, 케냐 |Trucking from Moyale to Isiolo via Marsabit in Kenya - 세계여행사진

여행을 하다보면 한국에서는 찾아볼수도 없는 참으로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저의 여행중 가장 특이하면서도 힘들었던 것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비포장 도로를 트럭에 매달려(?) 이틀동안 달렸던 사건입니다. 에디오피아 여행을 마치고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로 향하는 길. 일반적으로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방법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비용이지요.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겐 하늘의 비행기는 그림의 떡이니까요.

론리플래닛에서 육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에디오피아와 케냐의 국경마을인 모얄레(Moyale)까지는 버스로 쉽게(여기서 쉽게란 굉장히 상대적이라는 느낌을 받네요.) 접근이 가능합니다. 여기에서 출입국 수속도 큰 어려움없이 해결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모얄레 국경에서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까지 정기 교통편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가느냐구요? 여기도 역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 방법은 있습니다. 그것은 오직 에디오피아와 케냐를 오가는 화물차를 얻어 타는 것입니다. 정기 교통편이 없으니 물론 현지인들도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차를 타려는 사람들은 많은데 이곳을 지나가는 화물차는 한정되어 있어서 차가 도착하면 항상 한바탕 소란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요즘은 화물차와 승객들을 연결시켜주는 회사도 생겨났더군요. 말도 안통하는 여행자에겐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여행자들에겐 어김없이 높은 비용을 요구하지만...

모얄레에서 나이로비까지 비포장길로 거의 24시간을 달려야합니다. 그것도 의자에 앉아서 가는 것도 아니고 트럭에 몸을 싫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들어가고, 올라타고, 매달려서 말이죠. 이것도 자리 경쟁이 심해서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린 현지인들에겐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그나마 곡물을 싫은 트럭이면 감사해야 합니다. 행여 소나 염소등의 가축을 싫고가는 트럭이 걸리면 앉을 때라고는 없고 매달리거나 프레임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거나 매달리는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것도 오랜시간 비포장 도로를 말이죠-.-;;;

화물차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아침일찍 출발하는데,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다음날 아침 나이로비에 도착할때까지 쉬지않고 달립니다. 운전자는 잠도 안잖다는 말이죠. 그래서 사고도 가끔 난다고 하구요. 그래서 저는 중간쯤인 마르사빗(Marsabit)이란 동네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다른 차를 타고 나이로비까지 정기교통편이 있는 이시올로(isiolo)까지만 트럭을 이용했습니다. 

정말 힘들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한번은 곡물을 싫은 트럭이라 그나마 곡물위에 짐과 함께 앉아서 왔지만 두번째는 염소를 싫은 트럭이라 철재 프레임에 엉덩이를 걸치고, 사정없이 달리는 트럭에서 떨어지지 않기위해 양손은 항상 프레임을 잡고 10시간 이상씩을 달려야했습니다. 그래도 저에겐 한번의 경험에 불과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마저도 고맙게 생각하는지 다들 평온한 모습에 서로 얘기하며 웃고 떠들고 하는 것이 분위기는 좋았다고 할까요? 더불어 저도 주위에 펼쳐지는 생경한 환경과 가끔씩 지나는 마을들에서 마사이족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히 이 길을 달릴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 사진으로 그때의 추억을 몇장 남겨봅니다.

* 제가 여행한 2009년에 케냐와 에디오피아를 연결하는 도로 건설이 한창이었습니다. 아마 지금은 잘 닦인 도로를 버스들이 달리고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트럭타고 모얄레에서 이시올로까지, 케냐 |Trucking from Moyale to Isiolo via Marsabit in Kenya - 세계여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