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을 떠나면서 배낭하나를 준비하고는, 한국에 남겨진 거의 모든 것을 정리했었죠.
살던 집은 저의 소유가 아니였기에 계약만 정리하면 됬었고, 전자제품과 가구들은 주위에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재활용센터에 전화를 하니 친절히도 싹~ 쓸어가더군요. 일부 옷가지와 책은 부모님 집과 근처의 아는 선배집에 부탁을 해서 맡겨놓고 떠났습니다. 핸드폰도 중지를 하고 갈까 하다가 해지를 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제일 먼저 한 것이 핸드폰 개통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전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삐삐가 대세일때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 가지고 있을 쯤에서야 겨우 장만을 했었는데, 그때엔 벌써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바꾸기 시작하더군요. 시간이 조금 더 흐르니 삐삐를 가진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았고, 삐삐로 연락을 받고 일일이 제가 다시 공중전화로 연락을 하다보니 전화기를 장만하는게 더 비용이 쌀 정도가 되었을때야 전화기를 구입한 기억이 나네요.
제가 전화기를 사용할때는 지금도 '용건만 간단히'를 충실히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옛날 핸드폰이란 돈이 많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졌을때, 일반 사람들은 집전화나 공중전화를 이용해야만 했었고. '용건만 간단히...'는 공중전화를 함께 사용하다 보니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 차원의 계몽적인 문구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도 전화사용의 원칙처럼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능하다면 휴대폰은 사용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편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메일로도 충분히 대화하고, 약속을 잡아서 만나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핸드폰이 없으면 불편함을 넘어 생활 자체가 어려운 지경까지 되버렸습니다. 직장생활을 할라치면 핸드폰이 없으면 주위 동료들로부터 불편하다는 무언의 압력이 들어오고,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조차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엔 스마트 폰이 대세인지라 실생활의 정보들이 핸드폰 안으로 들어오면서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왠지 뒤쳐지는 것 같고, 손해보는 느낌도 듭니다.
얘기가 다른 쪽으로 많이 흘렀네요. 여행에서 돌아와 핸드폰을 개통했다는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연락도 하고 싶었고, 취업을 한다면 꼭 필요할 것도 같아서 이왕 필요한거 빨리 구입을 했습니다. 그런데 번호를 개통한 날로부터 많은 스팸전화와 문자외에도 지화자(가명)를 찾는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지화자는 제가 가입하면서 받은 전화번호를 사용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보통은 전화번호를 바꾸게되면 통신사를 통해서 몇달간 바뀐 번호를 안내하는 서비스를 신청하기 마련인데, 지화자님은 그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고, 제가 바로 번호를 넘겨 받은 것이지요. 친구에게 물어보니 이럴경우 제가 요청을 하면 추가비용없이 다른 번호로 쉽게 바꿀 수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번호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몇일 동안이지만 제가 받은 전화번호에 애착도 생기고, 스팸이나 잘못 걸려온 전화에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무던한 성격이라 그렇게 큰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습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5달정도 이 번호를 사용하면서 제가 알고있는 지화자님의 정보입니다.
성별 - 여자분으로 남자인 제가 전화를 받으면 지화자님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이 당황해 하셨습니다.
이름 - 물론 잘못 걸린 전화를 받을때마다 이분 성함을 들어야 했습니다. "지화자님 아니신가요?"
생일 - 서비스 업체에서 보내는 생일축하 메쎄지 많이 받았습니다.
직업 - 영양관리사로서 식자제등의 관련 업체들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식약청으로 부터 발송되는 메쎄지를 통해서
'어디서 몇명의 식중독이 발생했으니 위생관리 철저'라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습니다.
쇼핑 - 택배업체 및 카드업체로부터 제품 발송이나 결제정보가 실시간으로 옵니다.
그러면 저는 이분이 지마켓에서 어제 쇼핑을 했고, 지금 무슨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주유 - 기름을 얼마 간격으로 얼마씩 넣는지를 확인시켜 줍니다. 저한테 말이죠...
지금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인지 지화자님을 찾는 전화도 거의 없고, 인터넷 사이트의 가입정보도 변경을 하셨는지 알림문자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끝으로 이번 해프닝을 통해서 당부말씀드립니다.
전화번호를 바꿀때
다른 사람을 위해서 '번호변경 안내서비스'를 꼭 받아 주세요!
각종 서비스 가입시 제공했던 개인정보를 바로 변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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